예술인 커뮤니티
소모임 활동전시 참여 소감 (최강소심 프로젝트)
이번 전시는 장애 예술연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최강소심프로젝트의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시선과 매체를 통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고, 동시에 서로의 작업을 존중하며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는 자리를 넘어, 장애와 예술, 연구와 창작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이어가며 새로운 해석과 감각을 공유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예술이 단순히 시각적 경험을 넘어, 사회적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최강소심프로젝트 팀에게 이번 경험은 각자의 예술적 탐구를 확장시키는 계기이자, 장애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는 도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이 사회와 만나는 접점을 모색하며,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각적 요소가 촉각적 경험으로 전이되는 순간—빛이 표면을 스치며 울림을 만들고, 색채가 질감으로 다가오는 지점에서 관람객들은 ‘보는 것’과 ‘만지는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는 장애 예술연구 지원사업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감각의 차이를 넘어선 새로운 예술 언어를 탐색하는 과정이 곧 연구이고, 그 자체가 예술적 실천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강소심프로젝트 팀은 각자의 방식으로 촉각화된 시각 경험을 구현했습니다. 회화, 빛, 설치, 오브제 등이 서로의 감각적 한계를 확장하며, 결과적으로 하나의 공동 감각적 장(field)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이 단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공유되고 체화되는 감각적 경험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었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연구와 작업 방향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각과 촉각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이 탐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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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문(류지영)
흰 산
가장 낮지만, 누구도 쉽게 오르지 못하는 산.
그곳에 함께 오르고 싶습니다.
흰 눈 소복이 내린 산길을 걸으며 차가운 몸 끝의 감각을 하나하나 깨웁니다.
세상은 온통 하얗게 덮여 보이지 않지만,
손에 쥔 작은 돌멩이의 단단한 침묵과 온기는 점차 또렷해집니다.
아! 하얀 촉감이란 이런 것이군요.
흰 산은 어루만질 때 비로소 열리는 산입니다.
이미지와 언어가 당신의 촉각을 만나 그 연약한 틈을 드러낼 수 있도록.
이제, 손을 내밀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