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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붙잡을 수 없는 The Unholdables》김명찬, 배한솔, 이희단, 김제희 @아트 포 랩 (7.5 - 7.27)
  • 박하은
  • 2025.06.30
  • 조회수  3

The Unholdables
붙잡을 수 없는 것들

전시서문. 김제희


《The Unholdables》에서는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신체 이미지들의 여러 레이어를 보여준다. 무형의 가상 공간인 미디어에서는 끊임없이 우리의 신체 이미지를 재생산해낸다. 그것들은 매우 익숙한 형태인 경우도 있고, 혹은 반대로 매우 일반적인 경우도 있다. 미디어는 실존하지 않지만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데이터가 모인 가상 공간에 실존하는, 나라는 존재를 감각하게 하는 신체, 몸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 제목 The Unholdables는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의미한다. 여기서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은 여러 층위를 가지고 있는데, 앞서 말한 미디어를 의미하는 것 일수도 있고, 신체를 표현한 데이터 일수도 있다. 그리고 제목이 “것들”의 복수형을 취하는 것 역시 세 명의 작가가 표현하는 각기 다른 층위의 신체 이미지들의 파편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김명찬은 <Uhjin-ie>, <Endless GazeⅡ>의 신작을 통해 중력이나 시간, 거리나 무게 또는 육체의 감각과 같은 물리적인 사실에 이끌려 촬영한 사진에서 시작된 이미지를 묘사한다. 그는 에어브러시를 사용하는데, 작가에게 에어브러시는 도구이지만 기계로서 몸의 궤적을 지우는 태도로 회화를 지속하고 있다. 기계인 에어브러시의 균질함과 작가의 흔적으로서의 불완전한 움직임이 함께 작품에서 구현되는데, 이러한 반복적 행위를 통해 그는 미디어에서 신체가 구현될 때 필수불가결적으로 나타나는 불완전성을 표현하고 있다. 
 
배한솔은 <Fever>, <Warm-up>에서 열화상 이미지를 이용한다. 작가는 시각을 통해 사실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특히, 그는 우리가 둘러싸고 있으며, 생활하는 공간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그것이 시각화되는 방식에 관심이 있다. 이번에는 열을 감지해 기록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우리의 눈이 아니라 열에너지 값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의 단순하면서 생경함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한 시도에서 그는 기술과 도구가 사람과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지 질문하고자 한다. 
 
이희단은 영상 <The Making of emeE>와 <superlative>, <root base>와 같은 조각 작업을 통해 여성성의 재물질화의 불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작가는 대중매체 속 이미지의 고착과 전형성에 반하는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는 작업들은 영상 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 영상에서 여성의 외형을 보는 행위에 주목하여 그것이 내포한 수동적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폴리캠을 통해 촬영된 맵핑에 기반한 조각 작업을 통해서는 퍼포머들의 신체와 공간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뒤섞인 3D 이미지들을 프린트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제작된 조각은 신체의 움직임이 함께 꼬여버린 것과 같은 결과물이 도출되었다. 
 
프랑스 비평가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는 과거에 발생한 사건을 ‘흔적’이라 표현한 바 있다. 그의 말은 발생하지 않은 것과 실재하지 않는 것이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1] 하나의 진실이나 관점이 아닌 다중의 관점 여러 진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흔적이라 표현한 것이다. 대다수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공통의 경험에 대한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각 개인들이 미디어를 통해 경험하였던 신체의 재현 방식은 그것이 한데 모여 보여졌을 때, 흔적이 되어 가치를 갖는다. 이렇게 다양한 흔적과 목소리들이 중요해져 버린 상황에서 이러한 파편들을 한 데 모아 전시하는 것은 신체에 대한 체현의 가능성을 증가하려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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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확정성의 원리》, 2017, 전시 도록, p.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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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holdables
붙잡을 수 없는 것들


참여작가
김명찬 (@kim.myungchan)
배한솔 (@pinetreeboat)
이희단 (@bijouxdemelusine)


기획
김제희 (@jaeheekim_m)


일시
2025. 7. 5. - 7. 27.
11:00-18:00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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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아트 포 랩
경기 안양시 동안구 신기대로33번길 22, B1


주최 및 주관. 아트 포 랩 @art.for.lab
2025년, 아트 포 랩이 새롭게 제안하는 <사각지대>의 공모 주제는 ”기술과 인간성의 경계 Cᴛʀʟ+Aʟᴛ+Hᴜᴍᴀɴ“ 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존재 방식이 기술 발전과 어떻게 충돌하거나 융합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사각지대를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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